택시 안에서 만난 여왕

  퇴근시각은 10시 45분. 언제나와 같이 몹시도 피곤했고, 그 피곤을 핑계삼아 또다시 택시를 타기로 했다. 길가에 서서 손을 흔들었고 택시가 멈춰서자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들려오는 노랫말이 몹시도 귀에 익었다. 

  Mama, just killed a man. Put a gun against his head pulled my trigger, now he's dead.

  맙소사. 택시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듣게 될 줄이야. 

  문을 닫자 택시는 출발했다. 그리고 노란 가로등 불빛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도로 위를 내달리는 내내, FM 라디오에서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흘러나왔다. 그것이 택시 기사의 취향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다른 주파수로 돌리기 귀찮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피곤에 찌든 퇴근길에서도 자그마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내내 엉망진창인 하루였지만 그나마 마무리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셈이랄까. 

  Anyway the wind blows...

by 글곰 | 2008/07/01 23:55 | 글곰은 중얼중얼 | 트랙백 | 덧글(6)

끝이다, 시작이다

  6월 2일에 글을 썼습니다. 글이라고 하기에도 뭣하군요. 원래 있는 걸 그대로 옮겨다놓은 것 뿐이니까요.
  그리고 오늘은 6월 30일입니다. 딱 28일만입니다. 

  바쁘다는 이야기는 식상하리만큼 자주 했습니다마는, 이번에도 역시 심하게 바빴습니다. 우선 회계감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맡은 직책이 직책이다 보니 징글맞게도 자주 불려다녔지요. 그리고 기나긴 감사가 끝나자마자 방글라데시 고위 공무원들이 연수를 왔습니다. 연수 운영이 제 몫으로 떨어지다 보니 결국 제가 일주일 내내 그들을 뒤따라다니며 수발을 해야 했습니다. 어제, 그러니까 일요일 낮에 인천공항 입출국 게이트 앞에서 손 흔들어주고는 시원섭섭하게 연수 운영을 끝냈지요. 그러고 나서 실로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습니다. 예. 블로그에 들어온 것 자체가 거의 한달만입니다. 정말로 고된 6월 한달이었습니다.
 
  들어와 보니 댓글이 많이 달려 있네요. 그런줄도 몰랐습니다. 기나긴 묵묵부답의 시간에 마음 상하였을 분들께는 양해를 구합니다. 먹고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네요, 역시.

  이제 다시 에너지를 충전해서 다른 일을 시작해야겠습니다. 7월은 6월보다 여유 있는 한달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마지않으면서 말입니다. 어쨌거나 험난했던 6월도 끝나가고, 이제 7월의 시작입니다. 반가워요 7월씨.

  (추신: 댓글에 답글은 내일 달겠습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요오우우우우우...)

by 글곰 | 2008/06/30 01:21 | 글곰은 중얼중얼 | 트랙백 | 덧글(7)

국기에 대한 맹세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by 글곰 | 2008/06/02 01:24 | 글곰, 세상을 두드리다 | 트랙백 | 덧글(9)

토요일 하루

기상시간 14시 41분. 피곤했나 보다.
출근시간 16시 05분.
현재시간 21시 07분. 일은 한도 끝도 없이 쌓여 있다.

주말이 도무지 주말 같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by 글곰 | 2008/05/31 21:08 | 글곰은 중얼중얼 | 트랙백 | 덧글(2)

그냥, 그냥요

  동생이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 데려오기 전에 잠시나마 마찰이 있었다. 나는 고양이를 싫어한다. 정말 싫다. 매우 싫다. 무척 싫다. 개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들을 좋아하지만 고양이는 싫다. 그래서 동생이 물었다. 오빠는 왜 고양이를 싫어하는데? 나는 대답했다.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데에는 이유 따위가 없어. 좋다, 싫다가 먼저 오고, 그 다음에야 그 감정을 정당화할 이유를 찾아내려 노력하는 거야.

  솔직히 저 말이 항상 진실이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겠다. 하지만 본능적인 호불호라는 것도 분명 존재하지 않는가 말이다. 좋은 건 좋은 거고 싫은 건 싫은 거다. 거기에 굳이 논리 정연한 까닭까지 찾아야 할 필요는 없다. 왜 서점에 가는 걸 좋아해요? 책을 좋아하니까요. 왜 책을 좋아해요? 책 읽는 게 좋으니까요. 왜 책 읽는 게 좋아요? 이런 젠장. 운동하는 건 왜 싫어해요? 몸 움직이는 게 싫어서요. 왜 몸 움직이는 게 싫어요? 오냐, 아까부터 꼬박꼬박 시비인데 어디 나랑 한 판 붙어보자.

  그러므로 열렬히 연애하는 커플에게 상대를 좋아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 것은 분명 우문(愚問)이요, ‘그냥요’라는 불성실해 보이는 대답은 흔히 진실이다.

by 글곰 | 2008/05/25 01:27 | 글곰, 사색에 잠기다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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