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01일
하늘이_준_선물.jpg


그래도 어쨌거나 제가 보고 싶어하던 책도 있고 하니, 요즘 고생이 많았던 제게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좋아하고 있습니다. 유후. 이번 주말에는 모방범을 읽어봐야겠네요.
# by | 2009/11/01 02:08 | 글곰은 중얼중얼 | 트랙백 | 덧글(10)


# by | 2009/11/01 02:08 | 글곰은 중얼중얼 | 트랙백 | 덧글(10)
# by | 2009/09/16 23:36 | 글곰, 여행을 안내하다 | 트랙백 | 덧글(1)
호텔 복도 천장이 너무 낮아요. 천장을 가로지르는 서까래에 벌써 세 번이나 머리를 박았습니다. 쩝. 그나저나 오늘은 후회가 많은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교훈을 얻었지요. 첫째는 '여행은 체력이다.' 둘째는 '천천히 걷자'입니다.
어제 늦게 잤는데도 불구하고 호텔 모닝콜의 힘을 빌어 6시에 일어났습니다. 츠키지 시장을 가기 위해서였지요. 츠키지 시장은 거대한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대도시 도쿄에서 소비되는 생선 대부분이 여기서 거래됩니다. 츠키지 시장에 도착하니 일곱 시 반 가량. 참치 경매를 보고 싶었지만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도착하기 전에 끝난 모양이에요. 대신 시장통에서 참치를 해체하는 모습은 구경했습니다. 길이가 키만한 칼로 참치를 서걱서걱 토막내는 모습이 진짜 인상깊더군요.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참치가 아니라 역시 츠키지 시장의 역동적인 분위기일 겁니다. 하루하루를 그토록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새삼스레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시간쯤 시장을 기웃거린 후에 초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관광책자마다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모 유명 초밥집 앞에는 벌써 수십 명이 줄을 서고 있더군요. 어차피 소위 유명한 집에서 밥을 먹을 생각은 없었기에 주변의 적당히 붐비는 초밥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오오. 맛있더군요 정말. 그 두툼한 생선의 감칠맛이라니. 2625엔, 우리돈으로 삼만원이 넘는 거금이었지만 그때만큼은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동한 곳은 아사쿠사였습니다. 雷門(가미나리몬)이라고 적힌 큼지막한 제등은 과연 유명할 만하더군요. 그러나 센소지는 전면적인 수리 중이었고, 그 외에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관광지였습니다. 다만 센소지로 가는 길(나카미세)에 늘어선 가게들은 일반 관광지 가게에 비해 조금쯤 격이 높은 느낌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은 특히 기모노와 유카타에 관심을 기울이더군요. 저도 유카타를 구경하다가 한 시간 이상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이동한 곳은 아키하바라! 전자제품 상가로 유명한 동시에 일본 오덕군자들의 성지지요. 평소 꼭 가 보고 싶어하던 곳이기도 했기에 기대 만발이었습니다. 정처없이 얼마쯤 걷다 보니 사방팔방에 신기한 가게들이 가득 보이더군요. 할인제품 판매점인 돈키호테에 들어가 구경을 하고, 한국에서는 구경조차 못했던 스트리트 파이터 4도 플레이해본 후, 헐벗은 여인네들의 포스터로 뒤덮여 있는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예. 성인용 게임 및 AV(Adult Video) 가게입니다. 평일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손님이 꽤 되더군요. AV나 성인용 게임 패키지를 집어들고 유심히 살피는 손님의 눈빛은 그야말로 오덕의 광채로 찬란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 사이에 끼여서 이것저것 집어들고 살펴보다 나왔는데, 참 인상깊은 경험이었다고만 해 두겠습니다. 다만 구입은 안했습니다. 엔화가 너무 비싸요. 게임 소프트 가게 두어 곳과 역시 오덕들에게 명성 높은(그러나 실망이 컸던)GAMERZ 등도 둘러보고 나니 벌써 점심시간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슬슬 허리가 아파오면서 체력부족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실수한 것이, 얌전히 호텔로 돌아가서 두세 시간쯤 쉰 후에 다시 나왔으면 아마도 훨씬 즐거운 여행이 가능했을 겁니다. 그러나 도쿄를 둘러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저는 강행군을 선택했습니다. 최악의 선택이었지요. 도쿄 역에서는 천왕이 살고 있는 황거에 가 보고 닌교쵸에서는 전통 먹자 골목을 돌아보았지만, 이미 체력은 바닥이라 머리가 멍하고 허리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아픈 상태였습니다. 그런 상태로 돌아다녔으니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리 만무했지요. 닌교쵸에서 오후 네 시쯤에 늦은 점심을 먹고 오늘의 여섯 번째 목적지인 신주쿠로 가는 전철을 다시 탔지만, 이미 반쯤 맛이 가 있던 저는 자리에 앉자마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신주쿠에 도착하니 다섯 시 반. 해가 지기를 기다려 도쿄 최고의 환락가라는 가부키쵸 거리를 꼭 걸어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겨우 막 깨어나기 시작한 초저녁의 가부키쵸를 둘러본 후 결국 두 손 들고 호텔로 복귀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삐끼 한 사람은 만나보았으니 최소한의 경험은 해본 셈입니다. '스트립쇼 구경하세요'를 일본어, 중국어, 영어, 한국어로 말하는 사십대 아저씨였지요.
하여 호텔에 도착해서 내처 쉬었습니다. 그러다 밤이 깊어지고 체력도 회복되니 다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5초쯤 고민한 후 다시 옷을 입고는 바로 호텔을 뛰쳐나왔습니다. 목적지는 도쿄타워. 볼 것은 도쿄의 야경! 도쿄타워는 남산타워와는 달리 썰렁하게 맨땅 위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과는 달리 산이나 언덕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도쿄다 보니, 지상 백미터만 올라가도 사방이 훤히 보이는 것이 시원해서 좋더군요. 전망대에서 도쿄 시내 구석구석을 살피며 많은 것들을 머리와 가슴에 담고 내려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동네 라면집에 들려서 국물이 구수한 라면 한 그릇을 먹었습니다. 맛있더군요!
이제 내일이면 일본과도 작별입니다. 그리고 모레면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겠네요. 오늘은 무척이나 피곤하지만, 어쩐지 잠이 안 올 것 같습니다. 문득 창밖을 보니 새벽 한 시인데도 많은 차들이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살아 있네요. 이제 저는 짐을 챙겨야겠습니다.
# by | 2009/09/09 01:16 | 글곰, 여행을 안내하다 | 트랙백 | 덧글(6)
오전에는 요코하마 시청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재미없는 일 이야기니까 자세한 내용은 생략. 시청 근처에서 밥을 먹은 후에 JR전철을 타고 도쿄로 올라왔습니다. 호텔은 인터넷으로 예약한 TOKO HOTEL TOKYO라는 곳입니다. 체크인하러 들어가서 Hello 한마디 던지고 바우처와 여권을 주섬주섬 꺼내는데 카운터 저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한국분이세요?' 그 한국인 직원분 덕분에 다소 이른 시간에 체크인이 가능했습니다. 짐을 방에다 올려 놓고 조그만 가방 하나만 둘러멘 채 호텔을 뛰쳐나왔습니다. 목적지는 오다이바.
신바시에서 유리카모메 일일이용권을 끊어 오다이바로 들어갔습니다. 유리카모메는 고가 레일 위를 운항하는 무인전차인데, 일반 전차와는 달리 타이어 바퀴더군요. 꽤 신기해하면서 탔습니다. 복합 쇼핑몰은 전혀 제 취향이 아니지만 시간이 좀 남는 바람에 눈요기나 할 겸 Decks라는 곳에 들어갔는데, 이게 대박이었습니다. 4층에 다이바잇초메라는 테마 상점가를 만들어 놓았는데 1960년대 도쿄를 재현해 놓았다고 합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에 도달하자마자 보이는 건 무려 일본 불량식품 가게. 정신이 아득해져옴과 동시에 제 두 발이 멋대로 움직여 가게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다 먹지도 못할 만큼 많은 불량식품을 사서는 결국 다 먹어 버렸습니다. 그 외에도 옛날 분위기의 가게가 많았고 심지어는 귀신의 집까지 있더군요. 모든 가게를 다 둘러보았지만 귀신의 집만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정말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혼자 들어가려니 좀 무섭더라고요. 으흠. 다음에는 꼭 여자친구를 데리고 같이 오곘노라 다짐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이바잇초메를 신나게 돌아다니고, 다른 매장은 건성건성 둘러본 후 시간에 맞춰 오에도온센모노가타리(오에도 온천 이야기)라는 온천 테마파크로 향했습니다. 18시 이후에 입장하면 저녁 요금을 적용받거든요. 상당히 유명한 관광지인데 들어가니 일본어, 중국어, 영어에 한국어까지 4개 국어가 뒤섞여서 들려오더군요. 그래도 월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특별 요금 기간인가 해서 입장료를 할인하고 있더라고요. 요즘 장사가 잘 안되는 건가 하고 생각하면서 1150엔을 지불한 후 유카타로 갈아입고 온천에 들어갔습니다.
뭐 온천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좁으나마 노천탕도 준비되어 있어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온천욕을 맘껏 즐겼습니다. 재미있는 건 한국식 때밀이 서비스를 하고 있더군요.(아카스리, 라고 합니다) 단순히 때만 미는 건 아니고 마사지나 테라피 등이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남탕인데도 불구하고 때밀이가 여자입니다. 검은 옷을 입은 아주머니들이 팬티 하나만 덜렁 걸친 아저씨들의 등을 벅벅 미는 모습을 보니 뭐랄까...... 매우 신기하더라고요.
오에도온센모노가타레에는 테마파크답게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음식점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가격은 비쌉니다. 롯데월드 안에서 사먹는 핫도그가 비싼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그래도 온천욕을 즐기고 나면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른 것이 인지상정. 가벼운 지갑 사정은 잠시 잊고 일단 우동부터 한 그릇 훌훌 말아먹은 후, 가격표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생맥주 한 잔과 안주로 닭꼬지 네 개를 시켜서 잘 마시고 잘 먹었습니다. 그러고 있자니 극락이 따로 없더군요.
다만 아쉬운 건 역시 한국어가 사방에서 들려온다는 점. 사실 여행의 맛은 혼자라는 외로움에서 비롯되는 게 많지요.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낯선 외국어. 따라서 '나'와 타인간의 교류는 부쩍 줄어들 수밖에 없지요. 그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대면, 스스로의 내면에 대한 성찰입니다. 인간의 외향성이 내향성으로 전환되는 셈이지요. 저는 그게 여행의 참맛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무래도 '신경쓰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들리는 건 다소 불편합니다. 외로워질 수 없잖아요. 그런데 사실 이건 무려 '테마파크'를 갔다오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긴 합니다. 생선가게에 가서 왜 비린내가 나느냐고 투덜거리는 셈이네요.
그래서일까요. 밤 아홉 시가 넘어서 온천을 나온 후 다시 유리카모메를 타고 돌아가다가, 갑작스럽게 밤 바다가 보고 싶어서 허둥지둥 오다이바가이힌코엔 역에서 내렸습니다. 건물을 돌아 계단을 내려가니 바로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사방에 가득찬 것은 쌍쌍이 앉은 커플과 커플과 커플과 커플들. 그 가운데 혼자인 것은 나와 순찰중인 경찰 뿐. 그러나 굴하지 않고 바다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습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소리가 생생히 들려오는 저 광활한 밤바다는 언제나 사람의 감정을 요동치게 합니다. 파도 철썩이는 해변에 서 있노라면 인간이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를 새삼 깊게 깨닫곤 하지요. 그러면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밤 바다는 인간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 산산조각났다가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또한 밤바다는 역설적으로 나 스스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깊이 세겨 줍니다. 나라는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동시에 드러내 주는 것이지요.
하여 멍하니 밤 바다를 바라보다 힘을 얻어 다시 돌아왔습니다. 온천을 통해 몸을 깨끗이 하고, 밤바다를 통해 마음을 씻어낸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내일은 좀 더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드네요. 늦은 시간, 얼른 자고 내일은 내일의 여행을 시작해야겠습니다.
근데 외로움이고 자신과의 대면이고 나발이고 간에, 여자친구랑 같이 다니면 좋겠다아......
# by | 2009/09/08 01:11 | 글곰, 여행을 안내하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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