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남자 하키

남자 하키,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아쉽게 독일과 비기며 4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전 구기종목 중 하키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축구와 비슷하지만 훨씬 절제되어 있는 맛이 있거든요.
하지만 한국에서 하키 경기를 보기란 몹시 힘듭니다. 이 나라, 하키 팀이라고는 실업팀이래야 상무를 포함해 겨우 3개 뿐입니다. 대표팀을 뽑는다고 해 봤자 겨우 3개 팀과 소수 대학교 팀에서 모두 뽑는단 말입니다.

그런 나라의 하키 팀이, 여지껏 올림픽에서 은메달도 따는 등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대한민국 핸드볼만큼이나 대단한 일이지요.

그러나 역시 비인기종목. 그들이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씻어낼 수 있는 기회는 결국 세계대회-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뿐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TV에 중계되지도 않고 국민의 관심을 끌 수도 없으니까요. 그런 그들은 4년 동안 음지에서 자신들을 갈고 닦아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조별 예선 2승 2무 1패. 최선을 다해 세계의 강호들과 싸웠건만 아쉽게 패배했습니다. 경기 종료 벨이 울리고 경기장에 주저앉는 선수들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결정적 기회를 놓쳤던 선수는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더군요. 결과지상주의만이 판을 치는 이 빌어먹을 나라에서 그들이 노력에 보답받을 유일한 기회-메달을 획득할 기회가 날아가 버렸으니까요.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하키가, 지금보다 조금이나마 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by 글곰 | 2004/08/24 02:21 | 글곰은 중얼중얼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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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aintkay at 2004/08/24 23:06
결국 뭐 하키경기장도 제대로 못 구해서 국가대표팀이 연습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니깐요.
Commented by chelsea at 2004/08/24 23:31
하키...여자팀이 탈락하는 거 보면서 남자팀에서 한을 풀어주기를 바랬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그렇게 잘못한 게 없음에도 단지 '메달'이라는 결과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또 그렇게 잊혀지겠지요. 이 나라에서는 왜 '비인기종목'이라는 게 존재해야 하는 것일지...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Commented by 글곰 at 2004/08/25 01:18
비인기종목이 없을 수야 없겠습니다만...
여타 인기종목들에 모이는 인기와 자금을 조금이나마 나눠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무엇보다도, 하키 경기장 하나쯤은 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관리비도 축구장보다 훨씬 적게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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