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분 동안의 일상사

  안녕하세요. 글곰이에요. 오랜만이네요. 요즘 공부 때문에 하도 바빠서 블로그에 신경조차 못 쓰다 보니, 워드프로세서 창을 열고 글을 쓴다는 익숙한 행위마저 매우 어색하게 느껴지네요. 평소 같으면 얼른 쓰러져 잠들기에 급급하겠지만, 오늘은 조금 예외랍니다. 그 동안 미뤄 놓았던 빨래가 지금 세탁기 속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거든요. 그런고로 세탁기가 멈출 때까지 55분이 지금 제게 주어진 시간이랍니다. 그 시간동안 뭘 할까 하다가, 그냥저냥 일상사나 좀 이야기해 보려고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어요. 이 인간 말투가 왜 이렇게 닭살 돋게 변한 거야? 라고 아까부터 생각하시는 분. 날카로우시군요. 하지만 그냥 넘어갑시다. 훗.

  첫 번째 이야기. 며칠 전에 학교 도서관 사물함 신청이 있었어요. 우리 학교에는 대학원생까지 해서 거의 3만 명 가까운 학생들이 있어요. 그런데 사물함은 턱없이 부족해서 학기 초면 언제나 난리가 벌어진답니다. 사물함 추첨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당첨된 사람들을 상대로 사물함을 팔아달라고 읍소하는 거지요. 그래서 그걸 노리고 자기는 필요없는데도 일부러 사물함을 신청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를테면 암거래 시장이 생겨나는 거랍니다. 학교 측에서는 매번 사물함을 거래하지 말라고 공지를 띄우고 협박도 하고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요즘 공부하러 다니는 제 가방 무게를 어제 저울에 달아 봤어요. 10.35kg이더군요. 물론 그 몇 배나 되는 책이 집 방구석에 쌓여 있고요. 그런고로 저는 절실히 사물함이 필요했지만, 후배까지 동원하였는데도 사물함 추첨에 또 떨어졌어요. 이게 연달아 3학기 째랍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저도 암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답니다. 결국 웃돈을 5만원씩이나 주고서야 겨우 사물함 하나를 살 수 있었어요. 정말 터무니없는 현실이지요. 애당초 등록금 사오백만 원씩이나 내고 다니는 학교에서 사물함 하나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니 이것이야말로 근본적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닌가요? 소위 일류 대학이라는 것들이 번지르르한 겉모습뿐이지, 이런 사소한 부분조차 엉망진창이랍니다. 그래도 사물함을 구할 수 있어서 일단은 다행이에요. 다음 주부터는 가방이 한결 가벼워질 테니까요.

  두 번째 이야기.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지요? 2월 말에 이미 처박아두었던 오리털 점퍼를 요즘 다시 꺼내 입고 있답니다. 정말이지 계절 감각이 엉망진창이 되어 간다고 생각하는 요즘인데, 오늘은 아예 눈이 내렸어요. 그것도 조금 내린 게 아니라 아주 함박눈이 펑펑 내렸지요. 춘삼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꽃이 피는 봄이라는데 눈이 펑펑 오니 기분이 참 묘했답니다. 날씨가 이리도 괴팍하니 기상청도 고생하겠구나 싶기도 했고요. 그러고는 또 생각했어요. 어쩐지 아까부터 허리가 결리고 몸이 뻐근하더라니, 눈이 올 징조였구나! 하고 말이지요. 아아, 서글픈 세월의 흐름이여.

  세 번째 이야기. 여자친구 연이의 생일이 내일이랍니다. 이미 12시가 넘었으니 오늘이라고 해야겠네요. 공부하는데 언제나 이것저것 잘 챙겨주고 신경 써 주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언제나 공부 핑계로 놀아주지도 않고, 생일날에도 겨우 저녁이나 같이 먹는 정도지만 시험 끝나고 나면 꼭 벌충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요즘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아자 빠샤 이겨내고 더 좋아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자! 가는 거야!

  그 외에도 쓸 게 많았는데 벌써 55분이 지났나 봐요. 조금 전에 세탁기가 삐삐 하고 울었답니다. 역시 저는 글 쓰는 게 상당히 느려요. 아무튼 빨래가 쭈글쭈글해지기 전에 얼른 가서 널고, 이제 잠들려 해요. 일어나면 또 똑같은 일상사가 반복되겠지만 힘내야지요. 오랜만에 글을 통해 블로거 분들을 만나니 참 좋네요. 그럼 또 만나요!

by 글곰 | 2007/03/08 00:38 | 글곰, 일상을 이야기하다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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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샤띠야 at 2007/03/08 00:53
또 만나요! 꼭!ㅎㅎㅎ 글곰님의 글 정말 반갑거든요. (저도 세탁기를 돌리는 중이에요orz)
Commented by Hatchery at 2007/03/08 01:10
반갑습니다 글곰님!

추운 날 감기조심하세요~
Commented by 니야 at 2007/03/08 09:52
오랫만이라 더 반가워요. 호호호- 건강쵝오!
Commented by 야구광Kay at 2007/03/09 08:26
제가 운이 없나봐요. 사물함 같은 거 절대 안 되더라구요...-_-
도움이 못 되서 죄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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