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합격수기 1 - 들어가며

  흐음. 제목 그대로 수험 수기입니다. 저는 주위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것이라고 하면, 어려서부터의 꿈이 공무원일 경우를 제외하면 무조건 반대할 생각이며 실재로도 그러고 있습니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 나름대로 이런저런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부차적으로 책임감이나 나름의 뜻 없이,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무원 시험에 덤벼드는 얼치기 수험생들을 상당히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고로 이 수기에는 다른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약 5% 정도는 들어 있습니다마는, 기본적으로 이 글은 사실상 ‘나 이렇게 고생하면서 공부했어요. 알아주세요, 엉엉.’ 하면서 대 놓고 징징거리기 위해 쓰는 겁니다. 또한 ‘나는 이렇게 열심히 했답니다.’ 하면서 뻐기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이 점에 유의하시길. 이렇게 노골적인 자기미화가 목적인 글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뭐 시험에 합격도 하고 했으니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멋대로 생각하며 한 번 써 보겠습니다.

  이것저것 말할 거리가 많아서 몇 차례에 나누어 쓸 생각이며, 제 블로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진도 여러 장 올라갈 겁니다. 사진은 고맙게도 모두 여자친구가 찍어 주었습니다. 그럼 시작하기에 앞서, 말 나온 김에 사진 한 장 먼저 올려 볼까요. 이 사진 찍으면서 나름대로 뿌듯했습니다.


  수험 생활 14개월 동안 본 기본서와 문제집만 모아 놓은 겁니다. 높이를 재어 보니 106cm군요. 위에서부터 면접용 책, 국어, 영어, 국사, 행정학, 행정법, 헌법, 경제학입니다. 이중 영어문제집 세 권과 면접용 책 한 권을 제외하면 모두 두 번에서 네 번씩 보았습니다.

  위에 적었듯 제 수험기간은 14개월이었습니다. 이게 좀 어정쩡한데, 정확하게는 2006년 1월 초~8월 초, 그리고 2007년 1월 초~8월 초입니다. 06년도는 학교 수업과 수험을 병행하긴 했습니다만, 6학점만 들은 관계로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2006년도 가을에는 대체 뭘 했느냐? 당연히 졸업하기 위해서 학점 꽉꽉 채워 들었지요. 그 바람에 수험 공부는 완전히 놓은 상태였습니다. 아무튼 7개월씩 두 번 한 셈입니다.

  06년도 국가 7급은 커트라인에서 2.9점 가량 밑돌았고 07년 서울 7급은 커트라인을 5점 상회했습니다. 07년 국가 7급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모르겠지만, 좀 비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차적으로 07년도에 경북 9급을 합격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목표했던 곳이 아니라서 임용 포기를 했습니다.

  처음부터 단기 합격을 목표로 하였던지라, 제 공부 방식은 속된 말로 [야매]였습니다. 시험에 대한 요령이 조금 있는 편이라 그쪽을 택했지요. 정공법은 아니며, 이런 공부 방식이 적합한 사람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을 겁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합격한 걸 보니 역시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이 최고인 듯싶습니다. 글곰 식 야매 공부법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일단 기초를 적당히 다집니다. 여기서 큰 가지를 잡는 게 중요하지요. 그 후에 폭넓은 대신 얕게 파는 것인데, 그러니만큼 세부 사항은 대강대강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의고사가 어렵든 쉽든, 본 시험이 어렵든 쉽든, 심지어는 9급 시험이든 7급 시험이든 간에 거의 비슷한 점수대가 나오더군요. 이를테면 세부적인 면을 파고들어야 하는 몇몇 문제들은 대 놓고 포기한 후에 조상님의 은덕과 행운에 맡긴 셈입니다. 대신 큰 줄기를 요령껏 잡아 놓으면 일반적인 문제들은 대부분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오래 걸려도 2년 안에 합격할 생각이고, 그 기한 내에 안 된다면 과감하게 때려치우고 다른 길을 찾을 각오가 되어 있는 분은 이런 방법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동영상강의는 영어, 행정학, 행정법, 헌법, 경제학을 들었고 모두 기본서 강의입니다. 문제풀이나 기타 등등은 듣지 않았습니다. 잠시 한탄삼아 말하자면 동영상 강의, 정말 더럽게 비싸더군요. 예컨대 행정학에서 가장 잘 나가는 김중규 강사의 72강 강의에는 13만 5천원을 내야 했습니다. 그래도 필요하니까 어쩔 수 없긴 합니다. 강의 없이 완전 독학은 확실히 무리입니다.

  그럼 오늘 수기는 여기쯤에서 마치지요. 이제 앞으로 과목별 공부와 교재 추천, 공부 스케줄과 시간, 기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죽 늘어놓아 볼까 합니다. 본문의 두 번째 문단을 다시 한 번 유념해 주시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질문해 주세요. 저는 게을러서 댓글에 답글을 잘 안 다는 편입니다만, 이제 연재할 이 글에 대한 질문에는 가능한 한 성심성의껏 답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by 글곰 | 2007/10/06 23:43 | 7급 공무원 합격수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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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이리스 at 2007/10/07 01:24
2003년에 국가직 7급으로 들어간 현직 공무원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공무원 공부는 확실한 목표의식과 단기간에 끝내겠다는 의지가 중요하죠. 그래야 외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더군요.
Commented by 새벽의아이 at 2007/10/07 01:28
눈팅만 굉장히 오래했었는데 축하드려요-_-)/ㅋ

이제 하고싶은 일을 하시며 사시겠네요??
Commented at 2007/10/07 07: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퍼플 at 2007/10/09 08:13
이런 자랑질(?)은 즐겁게 읽어드릴 수 있습니다. 하하~~ ^_^
Commented by 오리무중 at 2007/11/26 10:34
세부적인 면을 파고들어야 하는 몇몇 문제들은 대 놓고 포기한 후에 조상님의 은덕과 행운에 맡긴 셈입니다라고 했는데요. 글곰님 국가유공자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마린보이 at 2007/12/24 10:53
글곰님 위의 책들 외에 프린트자료라든지 다른 것도 봤나요. 아니면 위에 나열한 책만 반복해서 봤는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글곰 at 2007/12/26 12:44
/오리무중 님.
제가 국가유공자라면 합격에 7달이면 충분했을 겁니다. 공부 7개월째에 친 06국가직 성적에 국가유공자 가산점 5점을 더하면 커트라인을 넘어가거든요.

/마린보이 님.
프린트야 당연히 쏟아져 나옵니다. 뭐 특별한 게 있는 건 아니고, 각 교재별로 강의 때 따로 나오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추록도 있고. 해당 홈페이지에 가면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의고사 문제집도 따로 사서 풀었습니다. 저기에는 안 들어가 있네요. 한 16회분 정도 푼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ㅎㄷㅎㄷ at 2007/12/30 18:04
저는 이제 공무원 준비하려고 알아보고 있는데요. 검색하다 여기까지 오게됬어요. 합격수기 다 읽어보니 존경스럽네요.아 나도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도움 많이 됬어요. ㅠㅠ 감사해요.
Commented by 7급지연씨 at 2009/06/30 23:30
이제 준비하려고 하는 사람인데, 혹시 국어는 동강안하셨나요? 국어는 안해도 될까요? 저는 국어영어 빼고는 동강하려고 하는데..처음이라 어디서 부터 해야할지 너무 난감하네요...
Commented by 글곰 at 2009/07/04 23:56
저는 국문학과다 보니, 국어는 자신이 있어서 동강을 안 들었습니다.
자신이 없으시면 동강을 듣는 게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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