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안에서 만난 여왕

  퇴근시각은 10시 45분. 언제나와 같이 몹시도 피곤했고, 그 피곤을 핑계삼아 또다시 택시를 타기로 했다. 길가에 서서 손을 흔들었고 택시가 멈춰서자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들려오는 노랫말이 몹시도 귀에 익었다. 

  Mama, just killed a man. Put a gun against his head pulled my trigger, now he's dead.

  맙소사. 택시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듣게 될 줄이야. 

  문을 닫자 택시는 출발했다. 그리고 노란 가로등 불빛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도로 위를 내달리는 내내, FM 라디오에서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흘러나왔다. 그것이 택시 기사의 취향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다른 주파수로 돌리기 귀찮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피곤에 찌든 퇴근길에서도 자그마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내내 엉망진창인 하루였지만 그나마 마무리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셈이랄까. 

  Anyway the wind blows...

by 글곰 | 2008/07/01 23:55 | 글곰은 중얼중얼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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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7/02 00:12
오아 그런 행운, 작지만 기분좋아지는 거잖아요. :)
엠피쓰리 따로 안 갖고 다니는데 이런 행운이라면 더 반가웠을 거 같아요. ^^
Commented by 사은 at 2008/07/02 00:31
정말, 그 만남에 기사의 의지가 개입된 건지 아닌지, 우연인지 아닌지 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뜻밖의 만남은 시원한 바람같아요. :)
Commented by Nakoruru at 2008/07/02 09:25
아 전 10시 45분경 버스에서 들었어요 어제.
버스에서 이런노래를 다 들어보네. 버스기사님 개인취향일까 라디오일까 생각했었는데
라디오였군요.
환상이 조금 무너지네요. 버스기사님 미중년이셨는데!!
Commented by 뇌를씻어내자 at 2008/07/02 14:10
전 며칠 전 완전 진상 택시기사 만났는데... 내내 기독교 방송을 틀어놓더니 종내는 교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교회 다닐 것을 설득당하다, 막판에는 아주 고음불가 수준으로 찬송가를 따라부르더군요. 아, 정말 30분이 3시간 같았어요.
Commented by phice at 2008/07/03 13:44
라디오의 제때 등장하는 음악이란, 마치 미술관에서 마주치는 명화같지요. 이런 비교는 저말고 동조하는 사람이 없으려나요 ?
음악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늘 여유로운 하루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 저야 그저 지나가는 블로거이지만, 님의 행복을 바라는 데에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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